여름 저녁 그 때 :: 레드판다의 귀여운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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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가을, 겨울 건너가는 계절에 따라 다른 풍경. 개중에 여름 해 질 녘이 참 좋다.

    낮에 더웠던 만큼, 바람이 멎었던 만큼 다시 서늘히 불어오는. 그렇게 오후보다 덜한 더위. 달아오른 땅이 서서히 차지는 저물녘. 좀 더 부는 바람에 넘어가는 태양을 본다. 저 번지는 물감을 보면 내 마음도 사르르 가라앉고 어느덧 하늘 안에 있다. 그때는 조용하면 조용한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그 풍경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 어느 쪽도 좋다. 바람만이 속삭이는 공간엔 그의 이야기가 좋고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엔 그의 맑음이 좋다. 여름 자체는 내가 썩 좋아하는 때는 아니지만, 그만의 이야기가 있고 또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안에는 시원히 흐르는 계곡이 있고 더운 공기에 시원한 바다도 있고 빛나는 풀잎도 있는 것이지만, 여름만이 가진 어느 것보다도 어디에나 있는 해질녘이 좋아. 그의 짙고 옅은 주황과 흐르는 노랑과 퍼지는 분홍과 물드는 보라는 어느 계절에나 있지만, 여름의 해질녘은 이때에 더 발하고, 조금 더 녹아내린다. 내 마음을 가라앉힌다. 여름 저녁은 내 맘을 눈송이같이. 내 마음 차분히 내려앉는다. 고요히 내려앉는다. 어느덧 하인 내 마음에 뽀드득 소리도 없이.

    비가 오고 먹구름이 와도 좋다. 이 시간에는 이 너머 해가 저물고 있음을 알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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